현재 집 근처에 가장 가까운 슈퍼마켓은 세이조이시 (Seijo Ishii) 라는 마트 체인점입니다.
남편이 예전에 회사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었을 때
도쿄에 출장 와서 거주했던 회사 숙소 근처에 세이조이시 수퍼마켓이 있었는데요,
반찬과 빵, 각종 음식 코너가 정말정말 풍성해서 이 수퍼마켓 근처에 살면 좋겠다 생각했었는데
저희 집 근처의 세이조이시는 아무래도 관광지로 알려진 오다이바에 있다 보니까
주거지역에 있던 체인점만큼 먹을 거리가 다양하지는 않아요. (아쉽..ㅠㅠ)
그래도 가끔 가서 빵이랑 떡, 도시락, 디저트, 반찬류 등을 사먹으면 확실히 맛있긴 하더라구요.
지난 여름에 제 생일에서도 이곳에서 파는 더치즈케이크팩토리 케익을 사다가 먹었었거든요.
그런데 이곳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것은 김치(キムチ)였습니다. 정말 예상 외였어요ㅠㅠ
저는 김치를 어렸을 때부터 정말 많이 좋아해서, 김치가 있어야만 밥을 먹을 수 있거든요.
자취할 때도 김치는 꼭 냉장고에 채워 두었고, 학교와 회사 식당에서도 김치는 더 담아서 먹었어요.
시부모님께서 주셨던 김치도 제가 80% 이상 다 먹었던 것 같아요..
해외 생활 걱정 중 하나가 음식인데, 일본은 한국과 가까워서 별로 걱정을 안 했었어요.
그렇지만 코로나로 배송이 느려지고 재택이 일상화되면서 집에서 밥을 해먹어야 하게 되자
무엇을 어떻게 해 먹을까가 제일 고민거리였거든요.. (ㅠ_ㅠ)..
그래서 집 근처 편의점이나 마루에츠 (マルエツ, Maruetsu) 마트에서 김치를 사다 먹었는데
종가집 김치를 수입해서 팔고 있는데, 한국에서 파는 것과 달리 단 맛이 강해서 놀랐어요.
한국에서 파는 김치는 좀더 새콤한 느낌이었다면, 일본에서 구입한 것은 달달한 맛이었어요.
같은 제조사에서 만들어서 파는 김치인데도 국가별로 맛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
그리고 일본 아마존에서 구입한 한국 김치는... 정말 맛이 없었어요.
한국공장에, 전부 국산 재료로 만들었다고 되어 있고 한국에서 배송한 상품이었는데
아마존에 올라와 있는 김치 중 제일 비쌌지만 믿고 여러 포기를 주문했다가ㅠㅠ
정말로 맛이 없어서 결국 전부 다 볶음김치와 김치찌개로 만들어버렸었어요.
그런데 김치가 맛이 없으니 찌개로 만들어도 맛이 없더라구요..ㅠㅠ
그래서 결국 계속 편의점에서 파는 한 끼 정도 되는
작은 종가집 김치를 그때그때 사다가 먹어 왔었어요.
그러던 여름 어느 날, 마루에츠까지 가긴 덥고 귀찮아서
가까운 세이조이시에 들러 일본 회사에서 만든 것으로 보이는
겉면에 너무나 뚜렷하게 키무치(キムチ)라고 써 있는 김치를 사보았어요.
사실 저로서는 정말로 모험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그동안 김치는 전부 한국에서, 아니면 한국 공장에서 만든 제품만 사다 먹었고,
제조지가 도쿄고 일본어로만 되어 있는 일본 회사김치를 사먹는 게 꺼려졌었거든요..
그래서 600g 패키지로 팔길래 또 맛 없으면 어쩌지.. 걱정 하면서 구입했었어요.
그리고 김치국물이 새어나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계산대에서 비닐과 얼음주머니로 꼼꼼하게 별도 재포장해주고
알고 보니 내부도 완벽히 밀봉되어 있어서 안심되었어요.
그리고는 집에 돌아와서 시험 삼아 한 입 먹어 보았는데..
별로 달지도 않고, 한국 겉절이스러운 맛있는 김치여서 깜짝 놀랐어요!!
사실 서양인들이 그냥 김치보다도 겉절이를 맛있어한다는 것은
여러 유튜브 채널들을 보고 이미 알고 있었긴 했는데..
그 채널들은 주로 서양인들에게 한국 문화와 음식을 소개하는 영상이다보니
서양인들만 그렇게 좋아한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동안 일본에서 파는 한국산 김치가 달길래 (설탕 같은 단 맛)
일본 사람들은 달달한 김치를 좋아하나보다, 희한하다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일본 회사에서 만들어 파는 김치가
한국 겉절이와 김치의 중간 느낌이어서 깜짝 놀랐었어요.
(저는 제가 인생 김치를 일본에서 만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ㅠㅠ)
너무 신기해서 어디에서 만든 건지 제품 뒤 회사 정보를 통해 찾아봤어요.
저희는 처음 보는 회사였고, 이 회사와 전혀 아무런 관련도 없습니다.
그런데 회사 소개란을 보면 대표는 일본인이고, 약 600명 정도 되는 회사인데,
1987년에 일본에서 만들어져서 한국 식품 재료 수입과 일본 내 판매를 하다가
2004년부터 제조를 독립해서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운영 중인 것으로 소개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한국의 김치 전문가들을 직접 초빙해서 만든다고 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김치가 맛있었구나.. 이해가 되더라구요.
김치를 많이 안먹던 저희 남편도 잘 먹고, 토종 한국인인 제 입맛에도 너무 잘 맞았어요.
김치 외에도 젓갈류, 반찬류, 국류를 파는데, 최근에는 한식 식당 체인도 운영 중이더라구요.
아무튼 이곳 김치를 알게 된 후로는 계속 여기 김치를 사다가 먹고 있어요.
맵기나 감칠맛 모두 제가 먹어본 그 어떤 한국 김치들보다 맛있어서
매번 먹을 때마다 신기하다, 맛있다를 연발하면서 먹고 있답니다.
정녕 제 인생 김치를 이곳에서 만날 줄이야..
찾아보니 집에서 아주 멀지 않은 곳에 직판점과 식당이 있어서 다녀와봐야겠다 싶었어요.
조만간 직판점과 식당 방문 후기도 남기도록 할게요.
한식의 세계화 이후로 외국인 입맛에 맞춘 한식이 많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고,
실제로 각국 한식당에 가면 한국과 다른 양념 맛도 많아서
해외 한식당에 방문해보는 것도 해외여행의 재미라 생각하는데요,
그 어느 나라보다 가깝지만 모르는 부분도 여전히 많은 일본에 대해
앞으로도 직접 경험하고 느껴보는 것들에 대해 공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오늘도 건강하시고 행복하게 잘 보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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