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탈출 게임 <인류 멸망으로부터의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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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생활 로그/여행

리얼 탈출 게임 <인류 멸망으로부터의 탈출>

by narau 2021.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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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바로 옆에는 일본 과학 미래관 미라이칸 (Miraikan) 이 있습니다. 

그래서 무료 전시 같은 전시 안내가 종종 붙는데, 그동안은 사실 코로나 상황인데다

바쁘거나 혹은 관심이 없어서 안 가다가 리얼 탈출 게임을 한다는 포스터가 붙어서 가보기로 했어요. 

 

집 1층 엘레베이터 앞에 이렇게 포스터가 붙어 있어서 시선을 확 끌었어요. 탈출 게임이라니!!!

남편과 결혼 전 데이트할 때 강남역 방탈출도 가곤 했어서 그때 생각도 나서 가고 싶었어요ㅎㅎㅎ

 

人類滅亡から脱出 진루이 메츠보우 카라 닷슈츠

사실 다음 주에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어제 메일이 왔어요. 

4월 10일부터 5월 30일까지 전시할 예정이었지만 도쿄 긴급 사태 선포로 인해서 전시장을 닫게 되었다고요.

대신 어제 당일까지는 연다고 해서 남편이 그럼 오늘 갈까 하고 물었어요.ㅎㅎㅎ 

 

그래서 가장 마지막 입장 시간을 찾아보니 오후 2시 20분이어서

점심을 집에서 먹고 가장 마지막 타임에 들어가기로 했답니다. 

 

오후 2시 10분에 전시장에 도착해서 탈출 게임용 입구로 들어갔어요. 

미라이칸 밖에 있는 창구가 아니라 안쪽에 따로 차려진 부스에서 입장권을 팔고 있었어요. 

파일형 책자와 휴대용 연필, 팔찌(입장권)을 받았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먼저 영상관으로 안내를 받습니다. 

책자를 6쪽까지 읽으라고 해서 읽어보니 게임의 컨셉과 배경 등이 적혀 있었어요. 

참가자가 이제 갓 취임한 신임 시장이 되어서 갑자기 발발한 신형 바이러스 감염증과 대지진에 대비하는 과정을 담고 있었어요. 

파일형 노트에는 직접 문제를 풀거나 기록하는 공간이 있었어요.

우선 제가 맡게 될 가상의 도시에 직접 이름을 붙이고 각자의 파일형 노트 책자에 연필로 적었습니다. 

곧이어 영상이 시작되었어요.  

배우들이 상당히 리얼하게 연기를 하는데, 기본적으로 감염증 확대를 방지하고 지진과 태풍에 대비하면서

피난소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그리고 실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사건 사고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직접 받는 책자와 브로셔, 앱에서 직접 수수께끼와 문제를 풀면서 해결할 수 있고 라인으로 힌트를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Day 1을 여러 사람들과 함께 시작하게 되었고 저와 남편도 함께 문제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문제가 모두 일본어로만 제공되고, 일본어를 알아야만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많았습니다. 

일본어를 알더라도 일본인들 역시 푸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어려워하는 것이 많았어요.

마지막 타임에 참여한 사람들 중 외국인은 저희 둘 뿐이었는데, 남편이 문제를 잘 맞췄어요. 

 

앞에서 푼 문제의 답을 기초로 다시 문제를 푸는 것들이 있었고, 논리적인 문제와 수수께끼가 함께 있었어요. 

Day 1 문제는 이 방에서 모두 풀어야 하고, QR코드를 인식해서 나오는 앱에 답을 입력하면 정답률에 따라 시장 지지율의 변화를 알 수 있습니다. 

혹시 중간에 힘들 경우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이 놓여진 공간들도 마련되어 있었어요. 

손 소독제와 투명 칸막이, 물티슈 등도 자리마다 놓여져 있었어요.   

저희도 잠시 앉아서 영상을 본 다음 Day 2로 이동했습니다. 

여기에서는 번호가 붙어 있는 물품을 보고 모바일에서 곧장 문제를 읽고 답변을 입력해야 합니다. 

Day 1은 수수께끼와 논리 문제여서 방탈출에서 하던 퀴즈와 유사했는데, 

Day 2의 내용은 방재, 재난 상황에서 필요한 물건과 대처 방법에 대한 내용이어서 엄청나게 실용적이고 교육적이었어요. 

생각도 못했던 내용들도 많았고, 어떤 음식을 비상식량으로 비축할 것인지, 재난 가방에 무엇을 챙겨야 할지 등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방 모형으로 꾸며진 공간에도 곳곳에 숫자 종이가 붙어 있는 것이 보이는데요, 

온라인 문제와 보기를 보고 무엇이 잘못 되었고, 어떤 물품으로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지를 골라야 합니다.

이 문제들이 정말 어려웠어요. 대신에 생활에 정말로 도움 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런 문제와 내용을 게임 컨셉으로 구성한 아이디어에 감탄했습니다. 

 

Day 2 구간을 끝내고 답을 제출하고 나면, Day 3 공간으로 이동하는데요, 

미라이칸 5층에 도착하면 Day 3용 추가 책자와 스티커 종이를 받아서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여기에도 문제를 풀고 스티커를 책자에 붙이는 동안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어요.

각자가 시장이기 때문에 피난소를 어디에 배치하고, 물품을 얼마나 비축할지를 퀴즈를 푼 다음 나온 결과에 맞게 적절하게 스티커를 붙여야 해요. 

5층 전시장을 마저 더 보면서 추가 문제들을 풀 수도 있습니다. 

미라이칸을 대표하는 전시 공간을 구경하면서 퀴즈들도 푸는 것이 흥미로운 것 같아요. 

 

Day 3이 끝난 후 모바일에서 또 영상을 볼 수 있고, Day 4가 있는 7층으로 올라가게 돼요.

7층에서는 먼저 영상관에서 영상을 보게 돼요.

영상에서는 지진이 일어나는 것을 보여주는데요, 

밖으로 나와서 또 문제를 풀게 됩니다. 

사람들의 발언과 단서를 바탕으로 종이를 따라서 접다 보면, 일회용 컵을 만들 수 있어요.  

이것 역시 아이디어가 기발하다고 생각했어요.

컵을 접은 다음 안을 펼쳐보면, 일본어로 '아이디아'라고 히라가나가 써 있는데 idea(アイデア; 아이디어)라는 뜻이어서 이것 역시 퀴즈의 답이 되고 다음 세션으로 이동할 수 있는 단서가 됩니다. 

간이 컵을 접는 방법 말고도 방재 상황에서 필요한 긴급 물품들을 만들고 마련하는 방법이 담긴 매뉴얼을 함께 받기 때문에 유익했어요. 

실생활에서도 참고할 수 있게 책자를 보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 구간별로 주는 책자와 스티커종이 등은 모두 처음에 받은 Day 1 책자 뒤에 파일로 함께 끼워서 고정할 수 있어요. 

이렇게 받은 자료들을 Day 1 뒤에 끼워 넣으면 이렇게 한 권으로 만들 수 있어요. 

각 책자를 모아서 뒷면을 파일 클립으로 이렇게 고정하면 됩니다.
책자랑 스티커(오른쪽)도 같이 끼워서 보관할 수 있어요.
테이블과 의자도 곳곳에 있으니 앉아서 문제를 풀면 됩니다.

최종 문제를 풀고 답을 알아낸 다음 다시 1층으로 가서 직원분에게 답을 말해야 해요.

답이 맞으면, 축하한다고 하면서 엔딩을 볼 수 있는 영상방으로 이동합니다. 

 

Day 1과 매 Day 끝날 때마다 나왔던 연기자분들이 다시 영상에 등장해요. 

다행히 위험했던 상황이 잘 끝나고 다시 평화로 돌아간 일상의 모습에 안도하게 되었습니다.ㅎㅎ

저희는 문제를 다 풀고 나니 4시 56분이 되었어요.

미라이칸이 5시에 닫기 때문에 시간에 딱 맞춰서 잘 끝낼 수 있었어요.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고, 너무 유익하고 공익적인 내용이라 더 놀랐습니다. 

진짜 실생활과 연결된 주제여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긴급 사태 때문에 급하게 가서 해보긴 했지만 해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교육적인 내용이라 학생들은 물론 남녀노소 누구나 해 볼만한 게임이었습니다. 

방재라는 주제를 이렇게 재밌게 풀어내다니.. 구성력에 감탄했어요. 

 

사진은 일부만 찍은 거라 재미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정말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습니다.  

이런 유익한 전시와 활동이 더 많이 알려지고 더 많이 생기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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