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셧다운 직전 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 물랑루즈 (Moulin Rouge) 관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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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셧다운 직전 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 물랑루즈 (Moulin Rouge) 관람 후기

by narau 2020.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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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다들 뮤지컬 좋아하시나요? 

얼마 전 2020 토니상 후보 기사를 보고, 지난 2월 미국 뉴욕에서 보고 온 뮤지컬들이 생각났어요. 

 

뉴욕 브로드웨이의 41개 전체 극장은 코로나로 인해 지난 3월 12일 ‘셧다운’ 됐고, 

그 이후로도 수차례 ‘셧다운’이 연장돼 내년 초까지는 문을 열 수 없는 상태에요. ㅠㅠ

 

그래서 원래 6월 7일에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리기로 되어 있던 제74회 토니상도 

가을에 온라인으로 열릴 예정이라는 공지 이후로 무기한 연장 중이었는데요, 

며칠 전에 2020년 토니상 후보자 명단이 최종 공개 발표되었어요!

 

 

그런데 너무 놀랍게도, 

후보자가 단 한 명인 부문이 있었어요. ㅇ_ㅇ 

명단이 길지만 아래를 한 번 봐주세요. 

 


Best Musical

  • “Jagged Little Pill”
  • “Moulin Rouge: The Musical”
  • “Tina: The Tina Turner Musical”

Best Play

  • “Grand Horizons”
  • “The Inheritance”
  • “Sea Wall: A Life”
  • “Slave Play”

Best Revival of a Play

  • “Betrayal”
  • “Frankie and Johnny in the Clair de Lune”
  • “A Soldier’s Play”

Best Book of a Musical

  • “Jagged Little Pill” Diablo Cody
  • “Moulin Rouge! The Musical” John Logan
  • “Tina – The Tina Turner Musical” Katori Hall, Frank Ketelaar and Kees Prins

Best Original Score (Music and/or Lyrics) Written for the Theatre

  • “A Christmas Carol” Music: Christopher Nightingale
  • “The Inheritance” Music: Paul Englishby
  • “The Rose Tattoo” Music: Fitz Patton and Jason Michael Webb
  • “Slave Play” Music: Lindsay Jones
  • “The Sound Inside” Music: Daniel Kluger

Best Performance by an Actor in a Leading Role in a Play

  • Ian Barford, “Linda Vista”
  • Andrew Burnap, “The Inheritance”
  • Jake Gyllenhaal, “Sea Wall/A Life”
  • Tom Hiddleston, “Betrayal”
  • Tom Sturridge, “Sea Wall/A Life”
  • Blair Underwood, “A Soldier’s Play”

Best Performance by an Actress in a Leading Role in a Play (4명 후보) 

  • Joaquina Kalukango, “Slave Play”
  • Laura Linney, “My Name is Lucy Barton”
  • Audra McDonald, “Frankie and Johnny in the Clair de Lune”
  • Mary-Louise Parker, “The Sound Inside”

Best Performance by an Actor in a Leading Role in a Musical (1명 후보) 

  • Aaron Tveit, “Moulin Rouge! The Musical” 

Best Performance by an Actress in a Leading Role in a Musical

  • Karen Olivo, “Moulin Rouge! The Musical”
  • Elizabeth Stanley, “Jagged Little Pill”
  • Adrienne Warren, “Tina – The Tina Turner Musical”

Best Performance by an Actor in a Featured Role in a Play

  • Ato Blankson-Wood, “Slave Play”
  • James Cusati-Moyer, “Slave Play”
  • David Alan Grier, “A Soldier’s Play”
  • John Benjamin Hickey, “The Inheritance”
  • Paul Hilton, “The Inheritance”

Best Performance by an Actress in a Featured Role in a Play

  • Jane Alexander, “Grand Horizons”
  • Chalia La Tour, “Slave Play”
  • Annie McNamara, “Slave Play”
  • Lois Smith, “The Inheritance”
  • Cora Vander Broek, “Linda Vista”

Best Performance by an Actor in a Featured Role in a Musical

  • Danny Burstein, “Moulin Rouge! The Musical”
  • Derek Klena, “Jagged Little Pill”
  • Sean Allan Krill, “Jagged Little Pill”
  • Sahr Ngaujah, “Moulin Rouge! The Musical”
  • Daniel J. Watts, “Tina – The Tina Turner Musical”

Best Performance by an Actress in a Featured Role in a Musical

  • Kathryn Gallagher, “Jagged Little Pill”
  • Celia Rose Gooding, “Jagged Little Pill”
  • Robyn Hurder, “Moulin Rouge! The Musical”
  • Lauren Patten, “Jagged Little Pill”
  • Myra Lucretia Taylor, “Tina – The Tina Turner Musical”

Best Scenic Design of a Play

  • Bob Crowley, “The Inheritance”
  • Soutra Gilmour, “Betrayal”
  • Rob Howell, “A Christmas Carol”
  • Derek McLane, “A Soldier’s Play”
  • Clint Ramos, “Slave Play”

Best Scenic Design of a Musical

  • Riccardo Hernández and Lucy Mackinnon, “Jagged Little Pill”
  • Derek McLane, “Moulin Rouge! The Musical”
  • Mark Thompson and Jeff Sugg, “Tina – The Tina Turner Musical”

Best Costume Design of a Play

  • Dede Ayite, “Slave Play”
  • Dede Ayite, “A Soldier’s Play”
  • Bob Crowley, “The Inheritance”
  • Rob Howell, “A Christmas Carol”
  • Clint Ramos, “The Rose Tattoo”

Best Costume Design of a Musical

  • Emily Rebholz, “Jagged Little Pill”
  • Mark Thompson, “Tina – The Tina Turner Musical”
  • Catherine Zuber, “Moulin Rouge! The Musical”

Best Lighting Design of a Play

  • Jiyoun Chang, “Slave Play” --> 앗, 이 분은 한국분이신 걸까요? 성함이 너무나 한국분이신 것!!
  • Jon Clark, “The Inheritance”
  • Heather Gilbert, “The Sound Inside”
  • Allen Lee Hughes, “A Soldier’s Play”
  • Hugh Vanstone, “A Christmas Carol”

Best Lighting Design of a Musical

  • Bruno Poet, “Tina – The Tina Turner Musical”
  • Justin Townsend, “Jagged Little Pill”
  • Justin Townsend, “Moulin Rouge! The Musical”

Best Sound Design of a Play

  • Paul Arditti & Christopher Reid, “The Inheritance”
  • Simon Baker, “A Christmas Carol”
  • Lindsay Jones, “Slave Play”
  • Daniel Kluger, “Sea Wall/A Life”
  • Daniel Kluger, “The Sound Inside”

Best Sound Design of a Musical

  • Jonathan Deans, “Jagged Little Pill”
  • Peter Hylenski, “Moulin Rouge! The Musical”
  • Nevin Steinberg, “Tina – The Tina Turner Musical”

Best Direction of a Play

  • David Cromer, “The Sound Inside”
  • Stephen Daldry, “The Inheritance”
  • Kenny Leon, “A Soldier’s Play”
  • Jamie Lloyd, “Betrayal”
  • Robert O’Hara, “Slave Play”

Best Direction of a Musical

  • Phyllida Lloyd, “Tina – The Tina Turner Musical”
  • Diane Paulus, “Jagged Little Pill”
  • Alex Timbers, “Moulin Rouge! The Musical”

Best Choreography

  • Sidi Larbi Cherkaoui, “Jagged Little Pill”
  • Sonya Tayeh, “Moulin Rouge! The Musical”
  • Anthony Van Laast, “Tina – The Tina Turner Musical”

Best Orchestrations

  • Tom Kitt, “Jagged Little Pill”
  • Katie Kresek, Charlie Rosen, Matt Stine and Justin Levine, “Moulin Rouge! The Musical”
  • Ethan Popp, “Tina – The Tina Turner Musical”

 

보시다시피 여러 부문 중에서 단독 후보만 나온 경우는 딱 하나뿐이었어요. 

분명히 코로나로 브로드웨이 전체가 셧다운되었던 상태였건만,

최우수 actress상은 후보가 4명인 반면 actor상은 후보가 단 한 명이라니 충격이었어요. 

 

애론 트베잇도 물론 잘하긴 했는데, 사실 저는 여주인공이 더 잘했다고 생각했거든요.. 

애론 트베잇은 영화 레미제라블과 드라마 가십걸에도 출연했던 배우라 얼굴을 보면 아시는 분들도 꽤 계실 거에요. 

 

그런데 사실 3월에 코로나 확진을 받아서 미각과 후각을 잃었다는 기사도 나왔던터라ㅠㅠ 

병마를 싸워 이겨낸 것을 치하해서 저렇게 한 건가 싶기도 했어요.. (코로나 확진이라니..!!ㄷㄷㄷ)

당시 귀국한지 얼마 안되었을 시점이라 브로드웨이 관련 기사들을 관심 있게 읽어서 충격을 받았었어요. 

 

 

아무튼 이렇게 충격과 추억에 젖어, 지난 2월 막바지에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

브로드웨이 알 하슈펠트 극장에서 보았던 물랑루즈 공연이 떠올랐답니다. 

 

지정 좌석제지만, 입장 시간을 앞두고 사람들이 건물 모퉁이를 돌아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사진에는 잘 안 담겼지만 시작 직전까지 줄이 쉬이 줄어들지 않을 낌새라

비가 오니 춥기도 해서 바로 근처 피자집에 들어가 비를 피하면서 피자를 먹으며 기다렸어요. 

 

피자랑 콜라를 다 먹고 나니 줄을 설 만한 길이가 되어서 입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후후..) 

뮤지컬 공연장에 들어갈 때는 항상 소지품 검사를 해서 시간이 걸리는 편이에요. 

 

뮤지컬 해밀턴과 물랑루즈는 현재 가장 인기 있는 공연인만큼, 표가 비싼데도 보려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어요.

 

2019년 7월에 공식 개막해 공연장 역대 매출기록을 갱신하며 흥행파워를 입증했고 

제70회 외부 비평가상 총 11개 부문 최다 명예수상, 제65회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 5관왕, 제86회 드라마리그 어워즈 2관왕 등등등..

토니 어워즈의 전초전이라 불리는 미국 3대 시어터 어워즈를 휩쓴 바 있습니다. 

이미 영화도 봐서 아는 내용인데 새로울 게 있을까 하면서도 사람들의 입소문을 들으니 안볼 수가 없어서

출장 업무가 끝난 평일 저녁을 잡아 드디어 물랑루즈를 보게 되었습니다. 저 날은 목요일 저녁 공연이었어요. 

 

이 공연은 다루고 있는 소재와 의상, 안무 수위로 인해 미성년자는 관람할 수 없는 공연이기도 해요. 

위키드, 라이온킹, 프로즌처럼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공연도 있지만, 이 공연은 연령층이 당연히 높았습니다. 

 

 

극장은 총 3층으로 되어 있는데, 저는 1층 두 번째로 비싼 좌석에 앉았어요. 

여러 나라 관람객들의 후기를 찾아 읽고, 비싸더라도 좋은 좌석에 앉아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배우들이 앞으로 걸어나오는 무대 앞 좌석 세 번째 줄이었는데 전체 무대가 한 눈에 들어오고 배우들이 가까이 다가와서 좋았어요. 

앞에 보이는 박스석은 생각보다 저렴했는데 계속 위를 봐야하고 놓치는 장면이 많이 생기기 때문인 것 같더라구요. 

특정 부위를 가까이 보기 위한 목적이라면 제일 좋은 좌석이지만;; 그게 아니라면 눈이나 목이 너무 아플 것 같았어요.

 

풍차와 코끼리가 있는 무대 양 옆도 공연 내내 배우들이 올라가서 연기를 하고 자주 활용하는 공간이었어요. 

전체적으로 장면 전환이 굉장히 빠르고, 무대를 굉장히 집약적으로 활용한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그래서 지루할 틈이 전혀 없었던 것 같아요. (정신 없이 보다보면 순식간에 세 시간이 흘러가 있는 매직..)

 

배우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진심으로 연기하고, 관객들도 완전히 몰입해서 함께 보게 되어서..

이미 아는 스토리인데도 샤틴이 죽어갈 때는 (저를 포함해) 객석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났어요. ㅠㅠ

 

CJ가 판권을 샀다고 들어서, 머지 않은 미래에 한국에도 내한공연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런데 브로드웨이 공연장들은 오래된만큼 크기가 작아서 굉장히 집중도 있게 볼 수 있는 반면

한국에 들여온 공연들은 한국 공연장 크기들이 다 훨씬 커서 현지의 느낌과는 사뭇 달라지긴 하는 것 같아요.

다닥다닥 붙어서 마당극 보듯이 배우들의 호흡을 느끼면서 보는 게 더 감동이 커지는 느낌이었거든요. 

 

아무튼 매혹적인 춤과 노래가 가득해서, 저는 꿈을 꾸다 나온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영화 물랑루즈를 별로 안 좋아하셨던 분들께도 적극 권하고 싶은 뮤지컬이었답니다. 

 

 

재미있는 다른 뮤지컬들도 많았지만, 오늘은 특히 이번에 남자 배우상에 남주가 단독 후보로 오른 만큼 

겸사겸사 지난 추억을 되짚어보며 글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벌써 7개월이라니.. 시간이 참 빨리도 흘렀네요. 

 

또, 나중에 한국에서 하게 될 모습은 어떨지 궁금하고 기대도 됩니다. :) 

 

 

그나저나.. 과연 애론 트베잇은 이변 없이 그대로 수상을 하게 될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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