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키니쿠는 고급 음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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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신기한 먹거리

야키니쿠는 고급 음식인가

by narau 2022.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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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일본식 한국 요리인 야키니쿠. 

한국식 고기 요리가 한국 음식과 문화 인기에 힘입어 점점 더 그 지위가 공고해지는(?!) 느낌인데요, 

한국에서 스시와 일본 요리가 대체로 고급음식인 것처럼, 

일본에서는 야키니쿠 집이 상당히 고급진 음식점인 경우들을 볼 수 있습니다. 

 

얼마 전 8월애도 팀랩 구경을 마치고 PCR 검사를 받고 나서, 출출해서 간단히 요기를 하려고 했는데, 

신바시 일대에는 간단히 먹을 가성비 높은 식당들이 많았지만 좀 번잡하고 편안히 앉을 분위기 식당도 아니어서

남편이 좀더 편안하게 앉을 수 있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해주었어요. 

저도 흔쾌히 응해서 구글 지도에 뜨는, 평점이 괜찮은 고깃집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겉보기에도 뭔가 고급진 느낌이었는데, 운영 시간인데 뭔가 상당히 비밀스럽게 들어가는 곳이었어요.

직원분들은 모두 일본인인 것 같았습니다. 

따로 대기석에 안내해주어서 기다리는 동안에 나갈까 말까 고민을 하던 와중에

자리 세팅이 되었다고 해서 왠지 쭈뼛쭈뼛 안내를 받아 들어갔습니다. 

서양식 스테이크 하우스 혹은 와인바 같은 느낌에 소 그림이 벽면에 그려진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어요. 

그래도 메뉴판을 보니, 기무치(김치)와 나무루(나물)가 전채요리로 나오고 다양한 고기를 파는 야키니쿠집이 맞았어요. 

기본 세팅해주는 커틀러리와 냅킨과 함께 나무젓가락이 은근히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여기에서 고민 했던 것이 가격대가 너무 높았어요..ㅎㅎㅎ;; 

한국에서 비싸게 먹었던 고급 고깃집 그 이상의 가격이어서 고민이 되었는데, 

자리를 박차고 나오기에는 너무 우리밖에 손님이 없었습니다. 

(나중에 먹다 보니, 벽으로 보였던 비밀스러운 방에 야쿠자 같은 아저씨와 젊은 아가씨가 일행으로 또 다른 손님이 있었던 것을 알 수 있었지만, 처음에는 정말로 저희만 있는 줄 알았어요.) 

 

그래도 간만에 마음 먹고 외식하기로 한 만큼, 조용한 분위기는 매우 마음에 들어서, 

고기는 맛은 보고 가자 하는 마음에 적은 양만 시켜서 정말 맛만 보기로 하였습니다. ㅎㅎㅎ 

 

 

그렇게 소금 양념, 간장 양념 고기를 각각 조금씩 시켜보았고, 

아래에 계란에 찍어 먹는 고기 두 점 이렇게 시켰는데 둘이 합쳐 거의 20만원 돈이 나왔더라구요 ㄷㄷㄷ 

 

맛은 있었지만, 양이 한국에서 먹는 것에 비해 너무 터무니 없이 부족했습니다. 

한국에서 남편과 종종 갔던 식당에서는 더 두툼한 고기로 직접 구워주시고 밑반찬도 계속 리필해주시고 

차돌된장찌개나 깍두기볶음밥으로 마무리하면 든든한 한 끼였던 것에 비해 너무 부실한 양이었네요;;; (가성비 똥망) 

다만 구워주신 고기를 이렇게 계란과 양념에 찍어서 먹는 것은 레알 꿀맛이었습니다. 

한국식 양념 고기와도 좀 다른 느낌입니다. 

맛은 너무 좋았으나, 가격 때문에 다시 갈 것 같지는 않은 식당이었어요. 

 

분위기상 고급 접대 식당, 혹은 비밀스런 손님들이 오는 곳 같은 식당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수증도 봉투에 담아주시는데, 세부 내역이 없이 가격만 찍혀 나오는 게 희한했습니다. 

어찌나 친절하신지 나갈 때도 정장을 입은 직원분이 문 앞으로 나와 엘레베이터도 잡아주시고,

엘레베이터 문이 닫힐 때까지 허리를 숙여 부동자세로 공손히 인사를 하고 계신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너무 비싼데 맛은 있고 친절해서 욕할 수가 없다...)  

 

가격 면에서는 일본 유명 야키니쿠 체인점인 죠죠엔이 같은 가격으로 훨씬 더 배부르게 먹을 수 있겠지만, 

서비스나 분위기로 생각했을 때 새로운 체험을 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죠죠엔도 사실 제법 고급 요리점 같은 분위기인데, 야키니쿠가 일본에서 상당히 고급요리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곳 식당에서 우선 전채요리로 김치와 나물 세트를 어마어마하게 비싸게 팔고 있는 것도 신기했어요.

(사실 한국에서는 무제한 리필이 가능한 기본 밑반찬 아닙니까..!)   

이 정도면 한국 음식 = 인기 음식 = 고급 음식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오늘 제목의 질문의 답은

'그렇다' 입니다. 

 

일본에서 야키니쿠만 먹어본 일본 사람이 처음 한국 여행 가서 한국 고깃집에서

제대로 한국식 바베큐 한 상 먹으면 어마어마한 가성비에 놀라지 않을 수 없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코로나가 얼른 좋아지면 일본에서도 예전보다 한국 여행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한일 양국 관계와 교류 모두 더 나아지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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