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작년 8월부터 비잔정을 복용하고 있어요.
한국의 산부인과 병원에서 2년 전, 자궁근종 제거 복강경 수술을 받았고,
주사 치료 후 자궁내막증 의심이 있어서 작년 8월에 비잔정 처방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매일 1알씩 정해진 시간에 먹고 있답니다.
참고로, 저는 저녁 8시에 알람을 맞춰두고 먹고 있어요.
비잔정은 매일 꼭 정해진 시간에 일정하게 복용해야 하는데요,
포장지에 요일별로 표시가 되어 있어서 매일 빼먹지 않고 복용하는 데에 도움을 줍니다.
자궁근종과 자궁내막증은 최근 들어 더 많이 대중들에게 알려진 질환인데요,
사실 자궁근종은 여성에서 발견되는 종양 중 가장 흔한 종양으로
가임기 여성의 30%, 35세 이상 50% 가량 발견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저는 10대 때 처음 생리를 시작했을 때부터 생리통이 심했어요.
면 생리대로 바꿔서 써보고, 식습관도 바꾸고, 진통제도 먹었는데 쉬이 나아지지 않았고
한창 심할 때는 제대로 허리를 펴고 걷지도 못할 정도여서, 간신히 출근하고
주변에서 너무 아파보인다고 해서 주사를 맞고 사내병원에 몇 시간 누워있기도 했습니다.
산부인과에 가니 자궁근종이 있다고 들었고, 다른 병원을 두 군데를 더 가보고서 수술을 결정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수술을 한다는 게 겁이 많이 나서 처음엔 비수술적 치료라는 하이푸를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하이푸도 부작용이 없는 것이 아니고, 제 경우 복강경 수술이 예후가 더 나을 것 같아서
주치의 선생님, 남편과 모두 충분한 대화를 한 후 복강경 수술을 결정하게 되었어요.
혹시 수술 전에 이 글을 읽고 계시다면,
되도록 여러 병원을 다녀보고 제대로 된 큰 병원에서 수술하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저는 인터넷에서 광고를 많이 하고 있는 병원, 추천을 받아서 간 두 군데 병원, 총 세 군데를 갔었는데요,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간 산부인과는 천만원이 훨씬 넘는 고액의 하이푸만 적극 권유했는데
잘 알려진 큰 병원들에 가니 더 뛰어난 실력의 선생님께서 상세히 잘 설명해주셨고,
정확한 제 상태와 함께 저에게는 복강경 수술이 적합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결국 입원 비용과 수술비를 다 합쳐도 1/10도 안되는 비용만 들었거든요.
저는 2년 전 수술을 받은 후 주사 치료를 받으면서 약을 먹었었어요.
그러다가 괜찮아진 것 같아서 다시 생리를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없던 생리통이 몇 개월이 지나니 다시 생겼고 밑을 당기는 듯한 느낌이 다시 들었어요.
그래서 여름에 코로나 상황이 상대적으로 양호했을 때 (한국 내 하루 확진자 30명 정도)
한국에 잠시 들어갔었고 주치의 선생님께 진료를 받은 후 다시 일본에 들어왔는데요,
당시에는 적어도 연말이나 설에는 명절때문에라도 한국에 다시 들어갈 것을 예상하고
5개월 안되는 양만 처방 받고 외래일도 1월 중으로 예약하고 왔었어요.
그런데 막상 한국과 일본은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상황이 악화되면서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달성하게 되고, 자가격리 기간 확보는 물론
각국 왕래도 다시 엄격히 규제하게 되면서 한국에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하게 되었어요.
대신에 이제 5개월차에 접어들게 되면서 그전에 없던 부정출혈이 생겨서
흔한 반응 혹은 부작용이라고 하지만 조심하고 있는 상황이었답니다.
부정출혈은 상대적으로 복용 초기에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알고 있었는데,
복용 도중에 5개월 여가 지난 시점에도 나타나길래 조금 당황했었어요.
비잔정의 이미 알려져 있는 흔한 부작용으로는
체중 증가, 탈모, 우울감을 비롯한 기분 변화, 부정출혈 등이 있고,
그 밖에도 수면장애, 불안, 신경과민, 성욕감소, 신경계 장애, 두통, 편두통, 유방불편감,
복통, 구역질, 자율신경계불균형, 주의력 장애, 안구 건조, 눈 장애, 귀 장애 등은 물론,
장기간 복용할 경우 골다공증 위험도 있어서 1년 미만으로 복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 처음에 처방을 받을 때도 주치의 선생님께서 자세히 말씀해주셨고,
심한 부작용이 나타날 경우 알리고 병원을 찾도록 사전에 안내를 받았었어요.
비잔정 복용 후에 좀더 철저하게 지키고 있는 생활습관으로는
- 걸을 수 있는 거리는 무조건 걸어가기
- 일어나자마자 500ml 물 마시기
- 식사 시에는 식이섬유를 충분히 먹고, 단백질, 탄수화물 순으로 먹기
- 정해진 시간에 자고 일어나기
-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 사용하기
- 하루에 커피는 디카페인 1잔 마시기 등이 있습니다.
커피를 줄인 것은 커피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자궁 건강에 좋지 않다는 글을 봐서 자제하게 되었어요.
사실 사무실에 출근해서 일하다보면 원치 않아도 하루에 커피를 톨 사이즈로 5잔씩 먹었는데
상반기에 재택근무를 해보니 (한동안 금단증상에 시달리긴 했지만) 커피를 줄일 수 있었고,
자궁 건강은 물론 비잔정 복용으로 인한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서도 커피를 줄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집에 있는 커피를 모두 디카페인으로 바꾸었는데,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했어요.
또 신체활동과 대사량이 줄어들어서기도 하지만 체중도 늘고, 군살도 붙어서,
일부러 물 마시는 양도 의식적으로 늘리고, 걸어다닐 수 있는 거리는 항상 걸어다니려 해요.
밥 먹는 순서도 식이섬유와 단백질을 먼저 먹어서 포만감을 느끼도록 하고 있어요.
먹는 양도 식이섬유 > 단백질 > 탄수화물 순으로 섭취하고 있구요.
그리고 탈모도 겪고 있는데요, 8월 복용 시작 후 초가을에는 계절변화로 그런가보다 했는데
몇 달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고, 머리카락이 꾸준히 점점 더 많이 빠지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나마 다행인 건 제가 현재 단발인데 본래 숱이 굉장히 많았고, 모발도 굵고,
염색이나 펌을 안 해서 두피도 건강한 편이어서 아직은 잘 버틴다는 것이었어요.
그래도 빠지는 양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콩도 먹고 두피도 빗 등으로 자극해주고 있습니다.
약 때문인지 수면 질도 떨어졌는데, 그래도 정해진 시간에 자고 일어나도록 하고,
안구 건조 완화와 눈 건강 유지를 위해 인공눈물도 사용하고 눈 운동도 하고 있어요.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도 항상 착용하고요.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의 경우 의학적 효과가 분명히 알려진 바 없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착용할 때가 눈의 피로감이 훨씬 덜해서 꾸준히 쓰고 있습니다.
이렇게 4개월 이상 잘 복용하였는지도 확인하고, 초음파 검사도 해서 차도도 확인할 겸,
예정대로 한국에서 외래 진료를 받으면 좋았을텐데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라서 대신 일본에 있는 산부인과를 방문하였습니다.
일본 산부인과에서 놀랐던 점은 탈의실에서 환자 앞에 소파 같은 편안한 의자가 놓여 있는데
준비가 끝나면 그 의자에 기대어 앉으라고 하시는데, 그 의자가 갑자기 부웅 날아서ㅋㅋㅋㅋㅋ
서 계신 의사 선생님 앞으로 높이를 맞춰서 검진을 받기 딱 좋은 자세로 저절로 이동되더라구요;;
그리고 다리와 발을 대고 있던 부분 역시 자동으로.. 놀랐지만 굉장히 편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제가 갔던 세 군데 병원 모두 탈의실에서 하의를 갈아입고 나와서
직접 올라가서 앉고, 다리도 환자 본인이 의사선생님 말을 따라 조절해야 했는데
(저에게 하이푸를 강권했던 세련된 인테리어의 최신식 병원도 마찬가지..)
여기는 탈의실에서 곧장 몸을 기댈 수 있는 푹신한 의자에 등을 대고 앉으면
환자가 직접 굴욕의자에 엉덩이 들썩이며 앉아서 스스로 각도를 조절하지 않아도 되니
덜 민망하고 진료 과정도 더 편안하다고 느껴졌어요. (도입이 시급합니다..)
선생님 진료실이 한국과 마찬가지로 두 군데 였는데
상담하실 때는 책상에 환자와 같은 눈 높이로 앉아 계시지만
실제 진료실은 스탠딩 책상 같은 것을 쓰셔서 서 계시고
저는 누워있는 채로 선생님 눈 높이로 이동이 되니 놀이기구 같고 재미있었어요ㅎㅎㅎ
선생님이 각도 등을 조절하셔서 편했고, 편안한 분위기로 진료를 받았습니다.
남편도 같이 갔는데, 저는 나오면서 남편에게 계속 너무 편하고 좋았다고 했어요;;ㅎㅎ
진료 결과는 다행히 몸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고,
비잔정 복용을 계속 해야만 하는 상태도 아니라고 하셨어요.
하지만 재발방지를 위해 복용을 하는 게 좋으면 계속 복용하고 싶다고 말씀드리니
비잔정 대신 다른 약을 처방 받았습니다.
현재는 부정출혈 대신 약간의 유방불편감과 컨디션 난조 등이 계속 있는 상태입니다.
코로나가 좀 잠잠해지는대로 한국에서 외래 진료를 받으러 갈 거지만
그동안 저 스스로도 건강 관리를 잘 하고, 더 나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습니다.
혹시 저처럼 자궁근종이나 자궁내막증 수술을 예정하고 계시거나,
혹은 수술 이후 비잔정을 복용하게 되셨거나 막 복용을 시작하게 되신 분들이 계시다면,
조금이나마 제 경험담이 도움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평소에 겪는 여러 불편감들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흔한 부작용이니 편안히 받아들이시고,
대신 개선에 도움이 될만한 방법들을 찾아 실천하고 건강관리에 힘쓰시면 좋을 것 같아요.
만약에 궁금하신 정보가 있으실 경우 댓글(혹은 비밀글)로 남겨주시면 답변드리도록 할게요.
이 글을 읽으신 모든 분들 건강하시고, 잘 회복되시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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